바비큐이야기

[스크랩] 콥그릴에서 브리켓으로 하는 통삼겹 리얼 바비큐(2)

해적잠수함 2008. 9. 10. 08:11

(11시)

고기를 올리고 10 분 뒤에 온도를 재어 본 모습입니다.

그릴 내부 온도는 100℃ 가량 되지만 그릴 뚜껑 윗부분의 온도는 36℃에 불과합니다.

이 때 불판 중앙부의 온도입니다.

고기덩이가 열을 삼키는 히트 씽크(heat sink) 구실을 하는 탓에 온도가 꽤 많이 내려갔습니다.

 

이 때의 고기 표면 온도.

(11시 14분 - 카메라 시간 기준)

고기가 열을 받자 그릴 내부 온도가 120℃까지 올라갑니다.

대부분의 쿡북에서는 리얼 바비큐 온도를 90 ~ 130℃ 안팎으로 보더군요.

그 기준에 따르자면 이상적인 온도인 셈입니다.

(11시 15분)

불판 중앙부 온도가 256℃

이 때의 고기 온도가 53℃

(11시 16분)

돼지고기의 지방은 고기 온도가 28℃ ~ 40℃에 이르면 녹기 시작합니다.

사진을 보면 지방이 많이 녹아나고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6. 구이의 과학

고기가 어떻게 다르게 구워지느냐 하는 것은 대개 고기의 섬유질인 단백질 함량에 달려있습니다.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은 화학적으로 결합되어 긴 섬유 조직을 형성하는데

이 섬유 조직은 결합조직에 의해 차례로 다발로 묶여 동물의 근육을 형성합니다.

고기를 구울 때 근육의 섬유질은 수축되면서 점점 딱딱해지는데

이런 과정은 고기 온도가 55℃ 에 이르렀을 때 일어나기 시작해서 80℃에 이를 때까지 계속됩니다.

 

고기의 내부 온도가 66℃에 이르면 또 다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이 온도에 이르면 모든 단백질 섬유를 안고 있는 결합 조직, 콜라겐이 파괴되어 젤라틴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바로 최상의 바비큐(great barbecue)를 만드는 연금술인데

미국의 전통적인 요리법에서는 이 과정을 브레이징(braising)이라 부릅니다.

 

수분이 충분한 상황에서 서서히 구우면 고기는 굳어지더라도 단백질이 심하게 수축되지는 않습니다.

내부 온도가 66℃를 넘어 77℃ 를 향해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하면 (고기 내부에서는) 마술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짙은 색으로 변한 바깥 껍질에 의해 보호됨으로써 수분이 충분한 상태인 고기 내부에서는 

콜라겐이 파괴되면서 고기의 조직이 느슨해지기 시작합니다.

섬유질은 느슨해지고 고기를 굽는 과정에서 조직 밖으로 밀려났던 육즙은 다시 재흡수됩니다.

섬유질 사이의 지방은 용해되어 젤라틴과 결합해서 고기 내부에 육즙을 풍성하게 만듭니다.

그 결과, 이전에는 결코 먹어보지 못한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한 진정한 바비큐가 만들어지게 되지요.

이 기법은 쇠고기 가슴살이나 돼지고기 어깨살처럼 지방과 결합조직 함량이 많은 부위를 요리할 때 최상의 효과를 발휘합니다.

 

그렇지만 돼지고기 등심처럼 지방이 적은 고기는 이 과정까지 이르지 못합니다.

지방이 녹아서 누출되고 나면 고기는 퍽퍽해지고 메마르게 되어 풍미를 잃고 맙니다.

 

위 아래를 한 번 뒤집어 줍니다.

불판 중심부 쪽으로 놓였던 부위가 바깥쪽을 향하도록 해서

고기에 열이 고르게 미치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11시 29분)

옆으로 돌려 눕혔습니다.

브리켓에 불을 붙이고 시간이 많이 흐르다 보면 브리켓 표면에 재가 두텁게 앉으면서 열이 떨어집니다.

이 때는 불판을 덜어내어 고기를 치우고 숯통을 흔들어 겉에 앉은 재를 털어주면 온도가 금방 쑥쑥 올라갑니다.

(11시 50분)

재를 털어주었더니 불판 중심부의 온도가 278℃까지 나옵니다.

고기가 거의 다 익었습니다.

이 때의 불판 모습.

코팅이 일어나지도 않고 말끔하지요?

나중에 청소하기도 아주 쉬웠습니다.

(12시 13분)

고기 내부 온도가 74℃, 쿠킹을 마칠 온도입니다.

 

돼지고기를 71℃ 이상으로 익히는 것은 혹시 모를 선모충의 감염 위험 때문입니다.

그러나 근래 들어서는 대부분 돼지를 사료를 먹여서 기르기 때문에

선모충 감염 사례 보고가 전혀 없다더군요.

그래서 미국 육가공협회에서는 돼지고기를 68℃ 까지 익혀서 먹을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식품 안전 조사국(FSIS)에서 권장하는 쿠킹 온도는 71℃입니다.

멋지게 익었지요?

아직도 불판 중심부 온도가 230℃나 나오는군요.

브리켓도 아직 이 만큼이나 남았습니다.

30분 가량 알루미늄 호일로 감싸서 레스팅 한 다음에 썰어서 먹는 모습입니다.

바비큐한 고기는 꼭 레스팅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7. 레스팅(Resting)의 효과

고기가 그릴에 올려져 있는 동안 내부의 육즙은 열기 때문에 매우 큰 압력을 형성하면서 팽창됩니다.

열원에서 몇 분만 내려 두어도 압력이 해소되면서 고기 내부가 안정됩니다.

이 때 육즙이 섬유질 속으로 되돌아 가면서 고기 자체는 말랑말랑하게 굳어지는데

그 결과 잘라서 입 안에 넣었을 때 육질은 밀도가 향상되면서 더 매끄러운 질감을 나타내게 됩니다.

레스팅하지 않은 고기는 자를 때 육즙이 도마가 흥건하도록 분출되어 스테이크 맛이 현저히 떨어지게 됩니다.

이런 일을 겪지 않으려면 구운 고기는 반드시 레스팅해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에 동원된 여러가지 소품들.

 

콥그릴을 쓰시는 분 중에 불판이 타서 코팅이 벗겨진다는 분들이 많은데

이번의 경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7 ~ 8 개의 브리켓으로 바비큐를 하면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전용숯을 사용할 때는 불판 중심부의 초기 온도가 400도를 훌쩍 넘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나타납니다.

다음에는 전용숯을 사용해서 바비큐를 할 때 온도를 제어하는 방법에 대해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 바비큐클럽(BARBECUE CLUB)
글쓴이 : 고요한숲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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